메가 IPO의 진실 ― 페이스북, 우버, 그리고 통계가 말하는 것
메가 IPO의 진실 ― 페이스북, 우버, 그리고 통계가 말하는 것
TL;DR: 지난 20년간 IPO의 71%가 10년 후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흥분한 "무조건 첫날에 사야 한다" 사고가 가장 비싼 사고다. 페이스북은 본전 회복에 1년, 우버는 4년이 걸렸다.
모두가 원했던 IPO들이 어떻게 됐는지
저는 30년 동안 투자해 왔고, 그 사이 수백 건의 IPO를 권유받았다.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IPO는 정확히 하나, 구글뿐이다. 나머지는 사지 않은 게 옳았다.
샘플 두 개를 보자.
페이스북, 2012년. 당시 사상 최대 테크 IPO. 38달러에 시작해서 곧바로 떨어졌다. 1년 넘게 본전 회복을 못 했다. 지금은 좋게 풀렸지만 풀리지 않은 IPO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우버, 2019년. 모두가 이미 우버를 쓰고 있었다. "노 브레이너"라고 했다. 첫날 IPO 가격 아래로 떨어졌고, 본전을 회복하는 데 4년이 걸렸다.
71%, 그리고 490 vs 800
전체 데이터는 더 가혹하다.
- 상장 후 10년 시점, 71%의 IPO가 IPO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29%만 더 높다 — 그것도 "얼마나 높은지"는 별개
- 가장 화려한 대형 테크 IPO만 골라서 보더라도, 20년 누적 수익률은 약 490%
- 같은 기간 S&P 500은 약 800%
베스트 케이스만 추려도 시장 평균을 밑돈다. 게다가 490%의 상당 부분은 구글 한 종목이 끌어올린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구글을 제외하면 평균은 더 내려간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구조를 보면 이유는 단순하다.
- 로드쇼는 분석이 아니다, 영업이다. IPO를 진행하는 투자은행 인력은 애널리스트가 아니라 세일즈다. 직무는 가격을 부양시킬 만큼 회사를 띄우는 것이다
- 기관이 먼저 가져간다. 큰 헤지펀드와 은행은 거래가 시작되기도 전에 더 낮은 가격에 할당받는다
- 개인은 피크에 산다. 첫 거래일 시초가는 이미 흥분이 가격에 반영된 시점이다. 신규 자금이 들어가는 곳은 거기다
이 패턴은 회사가 좋든 나쁘든 거의 똑같이 작동한다. 회사가 나쁘면 그대로 죽는다. 회사가 좋아도 가격이 흥분에 떠밀려 갔으니, 가치가 가격을 따라잡기까지 몇 년이 걸린다.
구글이 예외인 이유
2004년 구글이 IPO를 했을 때, 회사는 이미 흑자였고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매출과 이익이 같이 늘고 있었고, 검색 광고 모델은 검증돼 있었다. 거기에 IPO 가격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이었다.
이게 진짜 핵심이다. 구글의 성공은 "IPO를 첫날에 산다"가 아니라 **"수익성과 시장 지배력이 입증된 회사를 합리적인 가격에 산다"**였다. 우연히 그게 IPO 시점이었던 것뿐이다.
그래서 다음 IPO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 첫날 매수를 "기회"가 아닌 세일즈 결과로 본다
- 6~12개월 정도 가격이 정착할 시간을 준다. 좋은 회사는 그 기간이 지나도 좋다
- 흥분이 사라진 뒤 펀더멘털로 다시 본다. 매출, 이익, 캐시플로우, 경쟁 우위, 가격
- 그래도 사고 싶으면, 잃어도 되는 "펀머니" 크기로만 산다
흥분으로 사면 흥분으로 판다. 펀더멘털로 사면 펀더멘털로 들고 있을 수 있다. 두 게임의 결과는 시간이 갈수록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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