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vs 어도비, 버리가 둘 다 산 이유는 다르다
페이팔 vs 어도비, 버리가 둘 다 산 이유는 다르다
마이클 버리가 이번 분기에 사들인 페이팔과 어도비는 같은 '낙폭주' 박스에 들어가지만, 매수 논리는 사실 정반대다.
페이팔은 멀티플이 박살났는데 비즈니스가 멀쩡한 케이스, 어도비는 비즈니스가 둔화됐지만 마진과 현금흐름은 오히려 좋아지고 있는 케이스다. 두 종목을 같은 자리에서 비교해보면, '버리스러운' 매수가 어떤 셋업에서 나오는지 그림이 더 또렷해진다.
둘의 출발점
| 지표 | 페이팔 | 어도비 |
|---|---|---|
| 전고점 대비 하락 | -80% 이상 | 약 -64% (700→255달러) |
| 시가총액 | 약 437억 달러 | (대형주 영역 유지) |
| 5년 평균 자유현금흐름 | 약 53억 달러/년 | 견조, 순이익보다 높음 |
| P/FCF | 약 7.5배 | 한 자릿수 후반 |
| 8픽 체크리스트 | 8/8 통과 | 일부 항목 미통과(성장률) |
| 매출 성장 컨센서스(향후 5년) | 2.5%→11.6% | 한 자릿수 후반 |
| 자사주 매입(5년) | 발행주식 21% 감소 | 꾸준 |
페이팔의 그림 — 멀티플 압축
페이팔은 직전 실적에서 매출과 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음에도 가이던스가 기대치를 크게 넘지 못해 주가가 10% 빠졌다. 시장은 "성장이 끝났다"는 가격을 매기고 있지만 숫자가 보여주는 그림은 다르다.
- 시총 437억 달러 기업이 작년 자유현금흐름 55억 달러
- 5년 평균 자유현금흐름도 53억 달러로 안정
- 자본수익률 양호, P/FCF 한 자릿수 후반
- 벤모 거래액 전년 대비 +14%
- PEG 1 미만 — 성장 대비 가격이 매우 싸다는 신호
자유현금흐름 7.5배짜리 기업이 5년간 발행주식 21%를 줄였다는 건 이게 자사주 매입의 황금 구간이라는 뜻이다. 보수적으로 매출 성장률 2%·4%·6%, 마진 14%·16%·18%, 10년 후 PER 13·17·21배로 잡아도 본원가치는 60~150달러 사이에 떨어진다. 현재가 46달러 기준이다.
어도비의 그림 — 성장 둔화
어도비는 페이팔과 결이 다르다. 8픽 체크리스트에서 일부 항목을 통과하지 못한다. 매출 성장률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 후반으로 둔화됐기 때문이다. "AI가 크리에이터 워크플로우를 잠식한다"는 공포가 가장 강하게 반영된 종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자유현금흐름은 여전히 순이익보다 높다. 회계상 비용으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현금이 빠져나가지 않는 항목이 많다는 의미다. 매출 성장률을 3%·6%·9%로 보수적으로 깔아도 본원가치는 400~550달러 중간 범위가 나온다. 현재가 255달러를 감안하면 페이팔과 비슷한 정도의 잠재 수익률이 나온다.
같은 결론, 다른 경로
두 종목의 매수 논리를 한 줄씩 정리하면 이렇다.
- 페이팔: 비즈니스는 멀쩡한데 시장이 "성장 끝"이라고 가격을 매겼다. 자사주 매입의 복리가 가장 강하게 작동할 구간
- 어도비: 성장은 실제로 둔화됐지만 그 이상으로 가격이 빠졌고, 마진과 현금흐름은 오히려 견조
어떤 친구가 "어도비는 명백히 비즈니스가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떠올려보자. 매출 성장률이 15%에서 12%로 떨어진 걸 "나빠졌다"고 부를 수는 있다. 다만 그 둔화의 가격이 -64%로 매겨질 일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 간극이 컨트래리언이 노리는 자리다.
버리는 두 종목을 같은 분기에 사들였지만, 사실은 두 가지 다른 미스프라이싱에 베팅하고 있다. 같은 '낙폭주' 라벨에 묶이는 종목들도 한 번씩은 따로 떼어서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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