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종목 65개를 세 층으로 갈랐다: 9%, 12%, 15% 기대수익률의 결정적 차이
관심종목 65개를 세 층으로 갈랐다: 9%, 12%, 15% 기대수익률의 결정적 차이
65개를 줄 세우자 세 개의 층이 보였다
지금 제 관심종목에는 65개 종목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중 37개는 제 가정을 기준으로 가격이 계산 범위 안에 들어왔고, 저는 이 37개를 기대수익률 순서로 세 개의 층에 나눠 담았습니다. 14개는 향후 10년 기준 연 910%, 13개는 연 1115%, 나머지 10개는 연 15% 이상.
숫자만 보면 밋밋합니다. 그런데 이 세 층을 가르는 기준이 기업의 품질이 아니라는 걸 알고 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1층에 있는 종목이 3층 종목보다 나쁜 회사냐 하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층을 결정하는 유일한 변수는 오늘 화면에 찍혀 있는 가격입니다.
1층 — 내재가치에 딱 붙은 14개 (연 9~10%)
이 층의 정의는 간단합니다. 오늘 사면 제 가정 기준 10년 뒤 연 9~10% 수익률이 나오는 구간, 다시 말해 가격과 가치가 거의 같아진 자리입니다.
여기 들어 있는 이름들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트랙터 서플라이 10%, 도어대시 10%, 아마존 10%, 로우스 10%, 비자 10%, 구글 9%, 엔비디아 9%, 허쉬 9%, 넷플릭스 9%, 치폴레 9%, 오티스 9%, UPS 9%, HP 9%.
면면을 보면 알겠지만, 사업이 나빠서 여기 있는 게 아닙니다. 비자, 아마존, 구글, 엔비디아는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급 비즈니스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 층에서 단 한 주도 사지 않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연 9~10%는 장기 시장 평균 수익률과 거의 같은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개별 종목을 사면 시장에는 없는 위험을 추가로 떠안게 됩니다. 경영진이 바뀌고, 규제가 들어오고, 신제품이 실패하고, 회계 이슈가 터집니다. 인덱스에는 이런 개별 기업 리스크가 분산으로 희석되어 있지만, 한 종목에 돈을 넣는 순간 그 리스크는 온전히 제 몫이 됩니다.
그 추가 리스크를 지고 받는 보상이 시장 평균과 같다면, 그건 나쁜 거래입니다. 저는 개별 종목을 시장을 이기려고 삽니다. 시장을 따라가려고 사는 게 아닙니다.
2층 — 애매하게 매력적인 13개 (연 11~15%)
두 번째 층은 이렇습니다. 스프라우츠 파머스 마켓 15%, 마이크로소프트 14%, 메타 14%, 퀄컴 14%, 나이키 14%, T. 로우 프라이스 13%, 루이비통(LVMH) 13%, 디즈니 12%, 얼타 12%, 풀코프 12%, 타깃 11%, 에어비앤비 11%, 페이컴 11%.
솔직히 말하면 이 층이 가장 위험합니다. 종목이 위험해서가 아니라, 투자자의 심리가 가장 흔들리는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시장 평균이 910%인데 여기는 1214%가 찍혀 있습니다. 계산기로는 분명히 시장을 이깁니다. 사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제가 넣은 가정 위에 얹혀 있는 숫자입니다. 매출 성장률을 1%포인트만 낮추거나, 10년 뒤 적용할 PER을 18배에서 15배로만 낮춰도 12%는 순식간에 9%가 됩니다.
다시 말해 이 층의 초과수익은 가정의 오차 범위 안에서 사라질 수 있는 크기입니다. 그건 초과수익이 아니라 계산 잔여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구간을 매수 구간이 아니라 대기 구간으로 씁니다. 여기서는 주식을 사는 대신 현금확보 풋 매도로 제가 원하는 가격에 걸어두고 기다립니다. 원하는 가격까지 오면 사고, 안 오면 프리미엄을 챙깁니다.
3층 — 실제로 방아쇠를 당기는 10개 (연 15% 이상)
마지막 층은 이렇습니다. 빌더스 퍼스트소스 28%, 사우스웨스트 27%, 룰루레몬 23%, 어도비 21%,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21%, 알리바바 20%, 우버 20%, 페이팔 19%, 액센츄어 17%, 인튜이트 16%.
제 개인 기준선은 연 15% IRR입니다. 이 숫자를 넘겨야 실제로 매수 버튼을 누릅니다.
15%가 높은 허들이라는 건 저도 압니다. 그리고 이 숫자를 모든 사람에게 권하지 않습니다. 이건 제 나이, 제 자산 구성, 제가 이미 들고 있는 다른 투자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대기 시간이 전부 합쳐져서 나온 개인적인 숫자입니다. 자산 형성 초기에 있는 분이 15%를 고집하면 몇 년 동안 아무것도 못 사고 현금만 쌓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15%를 쓰는 진짜 이유는 초과수익 자체가 아니라 오차 흡수입니다. 15%를 목표로 계산해서 산 종목은, 제 가정이 상당히 틀려도 여전히 시장 근처 수익은 나옵니다. 반대로 10%를 목표로 산 종목은 가정이 조금만 틀려도 곧장 마이너스 알파가 됩니다. 안전마진은 미래를 맞히는 도구가 아니라, 틀렸을 때의 착지 지점을 미리 만들어두는 장치입니다.
세 층을 가르는 건 종목이 아니라 가격이다
| 층 | 기대수익률(연, 10년) | 종목 수 | 성격 | 제 행동 |
|---|---|---|---|---|
| 1층 · 내재가치 도달 | 9~10% | 14개 | 가격 ≒ 가치 | 관찰만. 더 빠지면 관심 |
| 2층 · 소폭 저평가 | 11~15% | 13개 | 가정 오차에 취약 | 매수 대기 · 현금확보 풋 |
| 3층 · 충분한 안전마진 | 15% 이상 | 10개 | 오차를 흡수하는 가격 | 실제 매수 대상 |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오른쪽 열이 아니라, 같은 종목이 시간이 지나면 층을 옮겨 다닌다는 사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 2층에 있지만, 주가가 10% 더 빠지면 3층으로 내려옵니다. 회사는 그대로인데 제 행동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좋은 회사를 찾는 일과 좋은 투자를 하는 일은 다른 작업입니다. 앞의 것은 사업 분석이고, 뒤의 것은 가격 판단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앞의 것만 하고 뒤의 것을 건너뜁니다.
이 리스트를 그대로 복사하면 안 되는 이유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제 관심종목에 있다는 이유로, 혹은 제가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어떤 종목도 사지 마십시오.
워런 버핏이 샀다는 이유로도 사지 마십시오. 그의 보유 기간, 자금 규모, 세금 상황, 매입 단가는 여러분과 완전히 다릅니다. 기사나 영상에서 봤다는 이유로 사는 건 더 나쁩니다.
관심이 가는 종목을 발견해서 직접 파고드는 건 좋습니다. 저도 그렇게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을 넣고, 여러분의 목표 수익률을 넣고, 여러분이 지불하는 가격이 여러분이 받는 가치와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직접 계산하는 일입니다.
같은 종목이라도 제 계산에서는 3층이고 여러분 계산에서는 1층일 수 있습니다. 그건 둘 중 하나가 틀린 게 아니라, 가정이 다른 것뿐입니다. 중요한 건 여러분의 숫자가 여러분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FAQ
Q: 연 9~10% 수익률이 예상되는 종목은 정말 사면 안 되나요? A: 사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그 수익률을 얻으려고 개별 종목 리스크를 질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같은 기대수익률이면 분산된 인덱스가 위험 대비 효율이 더 좋습니다. 개별 종목은 시장을 이길 수 있을 때만 정당화됩니다.
Q: 15% IRR 허들은 너무 높지 않나요? A: 높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든 사람에게 권하지 않습니다. 자산 형성 초기라면 12% 정도가 더 현실적일 수 있고, 그래도 시장 대비 충분한 여유가 생깁니다. 중요한 건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매수 전에 숫자를 미리 정해두고 그 아래에서는 손을 떼는 규율입니다.
Q: 3층 종목이 하나도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아무것도 사지 않고 기다립니다. 현금을 들고 있는 것도 포지션입니다. 관심종목 65개 중 매수 대상이 10개뿐이라는 건, 나머지 55개에 대해 저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투자에서 가장 저평가된 기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능력입니다.
Q: 층을 나누는 기대수익률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향후 10년 매출 성장률, 순이익률, 10년 뒤 적용할 PER 또는 주가현금흐름배수를 보수적·중립·낙관 세 가지로 넣고 역산합니다. 핵심은 세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하나의 숫자만 계산하면 그 숫자를 믿게 되고, 세 개를 만들면 범위를 믿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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