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매수가 시장 타이밍을 이긴다 — NASDAQ 2000년 정점 매수자도 연 15%를 번 이유
적립식 매수가 시장 타이밍을 이긴다 — NASDAQ 2000년 정점 매수자도 연 15%를 번 이유
시장이 과열됐다는 신호가 분명할 때 가장 유혹적인 행동은 "일단 빠지자"입니다. 그런데 지난 30년 데이터는 정확히 반대 방향을 가리킵니다.
1. NASDAQ 2000년 정점에서 시작한 사람도 결국 이겼다
가장 자주 인용되는 "최악의 출발" 시나리오를 봅시다. 2000년 3월, NASDAQ 정점에서 첫 매수를 시작한 투자자. 이 사람은 이후 약 -82%의 드로다운을 봤습니다. 끔찍하죠.
그런데 그 사람이 멈추지 않고 계속 매수했다면? 오늘 시점에서 연 15% 수익률을 얻었습니다. 정점에서 산 사람도, 적립을 멈추지 않으면 결국 시장 평균을 큰 폭으로 상회한 셈입니다.
2. 2020년 3월의 교훈: 바닥은 뉴스보다 먼저 온다
팬데믹 셧다운 직전을 떠올려 봅시다. 3월 23일, COVID 확진은 미국에서 약 5,000건이었고 1~2주 뒤 전국 락다운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시장 바닥은 셧다운 이전에 형성됐습니다.
그날 누가 "앞으로 한두 주 안에 미국 전체가 멈춥니다"라고 알려줬다면, 합리적인 사람은 "S&P가 2,100에서 1,200까지 가겠네"라고 예측했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수준의 3배가 넘게 갔습니다.
뉴스로 매매 시점을 잡을 수 없다는 가장 명백한 사례입니다.
3. 금리 상승 = 폭락이라는 공식은 틀렸다
2022년 2~3월, 미국 금리가 0%에서 5.5%까지 올라가기 시작했을 때, 대다수의 전문가가 "금리가 오르면 시장은 끝난다"고 했습니다. 8개월의 베어마켓 이후 — 사상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웠습니다.
주택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 오르면 집값 폭락"이 정설이었는데, 보유자들이 안 팔면서 오히려 가격이 더 올랐죠. 거시 변수와 자산 가격의 관계는 우리 직관처럼 단선적이지 않습니다.
4. 매월 $1,000, 40년 → 700만 달러
순수한 수학으로 봅시다. 시장 역사적 연평균 수익률은 약 10%이고, 10%에서는 자본이 7년마다 두 배가 됩니다.
25살에 시작해서 65살에 은퇴 — 40년이면 약 6번의 더블링입니다. 즉 오늘 투자한 자금의 64배. 매월 $1,000을 꾸준히 넣으면 은퇴 시점 명목 약 600~700만 달러 규모의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집니다.
물론 명목가치이고, 실질 구매력은 인플레이션에 깎입니다. 그래도 "꾸준히 넣는 것"의 위력을 가장 단순하게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5. 가장 큰 비용은 "앉아 있는 비용"
사이드라인의 진짜 위험은 "기회비용"이 아니라 "행동 비용"입니다. 시장에서 빠져 있으면 —
- 떨어졌을 때도 못 들어갑니다 (정확히 그게 위험해 보이는 시점이므로)
- 회복기에는 "조금만 더 빠지면" 하면서 못 들어갑니다
- 신고가가 나오면 "이제 너무 비싸" 하며 또 못 들어갑니다
결국 가장 비싼 시점에 항복하고 들어가는 사이클을 본 적이 너무 많습니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하나
저는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답은 단순하다고 봅니다. 저비용 광범위 인덱스 ETF — S&P 500 인덱스, 토털 마켓 인덱스 같은 — 를 매월 자동으로 매수하는 것. 저 자신도 매월 그렇게 합니다.
현재 버핏 지표가 132% 과열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무겁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이 "적립을 멈춰라"가 아니라 "기대 수익률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라"는 신호라고 저는 받아들입니다.
시장 안에 머무는 시간이 시장 타이밍을 이깁니다. 30년 백테스트의 거의 모든 시점에서, 거의 모든 출발점에서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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