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하루 시총 증가 역대 최대: 6,780억 달러 계약 잔고가 말해주는 것
마이크로소프트, 하루 시총 증가 역대 최대: 6,780억 달러 계약 잔고가 말해주는 것
TL;DR 매출 900억 달러(+18%), 순이익 +31%, EPS 4.81달러, 애저 +43%, 자본지출은 예상보다 적은 410억 달러. 상업용 계약 잔고는 6,780억 달러로 84% 늘었습니다. 10년 가정으로 계산한 제 적정가 밴드는 363~883달러, 중간값 571달러입니다.
같은 AI 지출, 정반대의 주가 반응
메타의 실적이 시장을 겁먹게 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정확히 반대였습니다. 발표 후 주가는 10% 가까이 뛰었고, 제가 알기로 개별 기업의 하루 시가총액 증가액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입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매출 900억 달러, 18% 증가. 순이익 31% 증가. 주당순이익 4.81달러로 기대치를 크게 넘겼습니다. 클라우드 전체 매출은 한 분기에 593억 달러, 27%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진짜로 안심시킨 건 매출이 아니라 지출이었습니다. 자본지출이 410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보다 적게 나왔습니다. 크게 쓰면서 동시에 성과를 보여준 겁니다. 같은 분기에 메타는 지출 계획을 올렸고 현금흐름이 무너졌습니다. 두 회사의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인 이유는 사업의 질 차이가 아니라, 지출과 회수의 시차가 얼마나 좁혀졌느냐의 차이였다고 봅니다.
약한 곳도 있었습니다. 개인용 컴퓨팅에서 윈도우와 엑스박스가 모두 감소했습니다. 다만 지금 마이크로소프트를 사는 사람 중에 엑스박스 때문에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건 클라우드와 AI입니다.
이번 분기의 진짜 주인공: 6,780억 달러
상업용 잔여 이행 의무, 즉 이미 계약했지만 아직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 6,780억 달러로 84% 늘었습니다. 저는 이 숫자가 이번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매출은 지나간 이야기고, 잔고는 앞으로의 이야기입니다. 6,780억 달러는 예상 매출이 아니라 이미 서명된 매출입니다. 포춘 500 기업들이 애저와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에 다년 계약으로 묶여 있다는 뜻이고, 이 정도 가시성을 가진 테크 기업은 지금 거의 없습니다.
여기에 애저가 붙습니다.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43% 성장해 시장이 기대한 40%를 넘겼고, 애저는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성장 엔진이 느려지는 게 아니라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대개 이 규모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축은 코파일럿입니다. 유료 기업 좌석이 3,000만 석까지 확대됐습니다. 저는 이 지점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AI 투자자들을 가르는 핵심이라고 봅니다. 새 사용자를 모으는 게 아니라, 이미 오피스 365 안에 있는 사용자에게 프리미엄 업그레이드를 파는 구조입니다. 유통 채널이 이미 깔려 있기 때문에 AI 투자가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회수되고 있습니다.
숫자를 뜯어보면
주가 450달러 뒤에 있는 실제 가격은 시가총액 3조 4,000억 달러, 기업가치 3조 6,000억 달러입니다. 차이인 약 2,000억 달러가 순부채입니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 670억 달러, 최근 12개월 순이익 1,330억 달러를 보면 이 부채는 문제라고 부를 수준이 아닙니다.
투하자본이익률은 5년 평균 25%, 지난해 17.4%. 마진은 방향이 아예 위를 향하고 있습니다. 10년 평균 34%, 5년 평균 37%, 지난 1년 40%. 저는 이런 형태의 마진 추세를 좋아합니다.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이 같이 올라간다는 건 가격 결정력이 살아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매출 성장률도 비슷합니다. 10년 13.8%, 5년 14.5%, 3년 16%. 메타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규모에서 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인상적입니다.
주가는 이익의 25배 근처입니다. 요즘 시장의 다른 이름들과 비교하면 특별히 비싼 축은 아닙니다. 순이익이 계속 올라간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지요.
걸리는 건 역시 배당입니다. 수익률은 시가총액이 워낙 커서 0.77%밖에 안 되지만, 금액으로는 현금흐름에서 260억 달러가 빠져나갑니다. 앞으로 자본지출에 훨씬 큰돈을 쓸 계획이라면 이 배당은 어디서 나오느냐는 질문이 남습니다.
여덟 개 체크 항목으로 보면 메타와 비슷합니다. 두 개가 탈락입니다. 자사주 매입은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회사가 한때 350달러까지 내려왔었다는 사실입니다.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10년 모델: 제가 낼 수 있는 가격
애널리스트 전망부터 보면 주당순이익은 17달러에서 7년 뒤 40달러로, 연 10%가 넘는 성장입니다. 중간에 감익하는 해도 한 번 끼어 있습니다. 매출은 3,350억 달러에서 7,6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매년 11~12% 증가하는 그림입니다.
제 가정은 이렇습니다. 매출성장률 7% / 10% / 13%. 역사적 성장률이 메타보다 낮은 대신 최근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습니다. 순이익률과 잉여현금흐름 마진은 34% / 37% / 40%. 10년 뒤 PER은 19배 / 23배 / 27배. 요구수익률은 메타와 동일하게 9%입니다.
결과는 저가 363달러, 중간 571달러, 고가 883달러입니다.
여기서 제가 정말로 강조하고 싶은 게 나옵니다. 이 주식은 350달러까지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지금 계산한 저가 시나리오보다도 아래입니다. 같은 회사, 같은 사업, 같은 애저, 같은 코파일럿인데 450달러에 사는 것과 350달러에 사는 것의 기대수익률은 완전히 다릅니다.
스토리는 투자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스토리에 너무 많은 값을 치르면, 그 스토리가 맞았더라도, 심지어 생각보다 더 좋게 풀렸더라도 투자는 실패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수익률을 결정합니다. 많이 낼수록 덜 받고, 적게 낼수록 더 받습니다. 이 문장이 진부하게 들린다면, 350달러와 450달러의 차이를 다시 계산해보시길 권합니다.
반론: 세 가지 리스크
첫째, 지출 규모입니다. 이번 분기는 좋아 보였지만 인프라 관련 약정은 1,750억~1,9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적되고 있습니다. 엄청난 베팅입니다. 우려는 단순합니다.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를 투하자본이익률이 따라가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지금 작동한다고 해서 이 규모에서 영원히 작동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25년 전 인터넷 초기의 광케이블 과잉 투자를 떠올려보면, 수요 자체는 결국 맞았는데도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고생했습니다.
둘째, 사는 물건의 수명입니다. 지출의 큰 부분이 GPU와 하드웨어로 갑니다. 20년 쓰는 자산이 아닙니다. 기술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가치가 빨리 떨어지고 자주 교체해야 합니다. 이 교체 주기가 마진에 지속적인 압력을 만들고, 영업이익 대비 현금흐름을 이미 눌러왔습니다. 헤드라인 숫자가 보여주는 것만큼 현금이 자유롭게 흐르고 있지는 않습니다.
셋째, 조금 철학적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입니다. AI 에이전트가 똑똑해질수록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를 직접 쓰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앱이 아니라 봇과 대화하기 시작하면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판매 모델이 흔들립니다. 그렇게 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기 사업을 파괴할 기술에 자기 돈을 대고 있는 셈입니다.
저는 세 번째 리스크가 셋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이미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고 숫자로 추적이 가능합니다. 세 번째는 아직 아무도 값을 매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다른 각도에서 본 글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정말 죽어가는 회사일까? 올해 20% 하락한 진짜 이유와 마이크로소프트, 52주 신저가와 시장이 값을 안 매긴 오픈AI 지분 27%에 정리해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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