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유가 — 이란이 협상 카드를 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유가 — 이란이 협상 카드를 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 수가 어제 12~13척에서 오늘 4척으로 줄었다.
휴전 발표가 나왔는데 해협 통행량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시장은 휴전 뉴스에 갭업으로 환호했지만, 실물 경제의 동맥이라 할 수 있는 해상 물류는 정반대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원유 시장이 보여주는 진짜 그림
유가 차트부터 보자.
어제 종가 110달러에서 오늘 갭다운으로 출발해 96달러까지 밀렸다. 장중 91달러 근처까지 내려갔다가 장 막판에 매수세가 들어오며 반등했다. 휴전 발표에 급락했지만, 바닥에서 매수하는 세력이 있다는 건 시장이 이 휴전의 지속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목해야 할 레벨은 95달러다. 이건 2023년 고점이다. 유가가 이 위에서 버텨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이란이 카드를 쥐고 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지금 외교 테이블에서 이란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밴스, 쿠슈너, 위트코프가 이번 주말 파키스탄에서 이란과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란의 요구 조건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첫째, 전쟁의 완전한 종결. 둘째, 파괴된 인프라에 대한 배상금이다.
이란이 이걸 못 받으면 어떻게 되나?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한다. "통행료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현재 뉴스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현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이란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통행료 수익을 나눠 갖는 건 어떻냐"고 발언했을 정도다.
이 발언의 진위 여부를 떠나, 미국 행정부의 일관성 없는 메시지가 이란의 협상력을 높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멈추지 않는다
이 복잡한 방정식에서 한 가지 확실한 변수가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폭격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어떤 협상이 이루어지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중단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멈추지 않는 한 해협을 폐쇄 상태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 결과 유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건 휴전으로 해결되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 이스라엘-레바논, 이란-미국, 호르무즈 해협 — 세 개의 축이 서로 엮여 있어서, 하나만 풀어서는 전체가 해결되지 않는다.
유가 90~100달러 시대가 의미하는 것
유가가 90달러 중반에서 100달러 사이에서 안정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에너지 비용 상승은 운송비 → 원자재 → 소비재 순서로 경제 전체에 전이된다. 시차가 있지만 방향은 확실하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할 수 있고, 기업 마진이 압박받기 시작한다.
S&P 500이 휴전 뉴스에 갭업했다고 해서 에너지 비용 문제가 사라진 게 아니다. 유가가 이 수준에서 머무르면, 시장은 조만간 이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주식 시장은 헤드라인에 반응했다. 원유 시장은 현실에 반응했다. 둘 중 어디를 봐야 할지는 명확하다.
불확실성 속에서의 원칙
지금 이 행정부가 뭘 하려는 건지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NATO 이탈, 이스라엘 방치, 이란과의 통행료 파트너십 제안 — 하루에도 몇 번씩 방향이 바뀐다.
이런 환경에서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다.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레벨을 지키고, 스톱로스를 걸고, 장기 포지션은 분할 매수로 쌓아가라. 유가 차트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 — 이 두 가지가 지금 시장에서 가장 정직한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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