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첫 5년이 나머지 25년을 결정한다: 수익률 순서 리스크의 진실

은퇴 첫 5년이 나머지 25년을 결정한다: 수익률 순서 리스크의 진실

은퇴 첫 5년이 나머지 25년을 결정한다: 수익률 순서 리스크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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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조건, 정반대의 결말

은퇴 설계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리스크는 평균 수익률이 아니라 수익률이 들어오는 '순서'입니다.

제가 이 주제를 다룰 때마다 사람들이 가장 놀라는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두 명의 은퇴자가 있습니다. 둘 다 65세에 50만 달러로 은퇴했고, 똑같이 S&P 500 60% · 중기 국채 40%의 포트폴리오를 들고 있습니다. 첫해에 2만 5천 달러를 인출하고 이후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인출액을 올립니다. 시작 인출률은 5%로 동일합니다.

30년이 지난 뒤, 한 사람은 통장에 200만 달러 넘게 남겼습니다. 다른 사람은 80세가 되기도 전에 돈이 바닥났습니다. 종목도 같고, 수수료도 같고, 인출 금액도 같았습니다. 심지어 30년 평균 수익률까지 똑같았습니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답은 '수익률의 순서(sequence of returns)'입니다.

1966년에 은퇴한 사람 vs 1982년에 은퇴한 사람

핵심은 은퇴 직후 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느냐입니다.

첫 번째 은퇴자는 1966년에 은퇴했습니다. 시작이 잔인했습니다. S&P 500은 제자리걸음을 했고, 인플레이션은 이후 15년 가까이 연 5%를 넘었습니다. 명목 주식 수익률은 연 1% 미만이었고, 물가를 감안한 실질 수익률은 첫 15년 동안 마이너스였습니다.

이 사람은 매년 인출을 위해 주식을 팔아야 했는데, 하필 가격이 짓눌린 상태에서 팔았습니다. 2만 5천 달러를 인출할 때마다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졌습니다. 10년 차에 자산은 약 26만 달러로 쪼그라들었습니다. 1982년에 마침내 시장이 돌아섰지만 문제는 그때 이미 반등에 올라탈 원금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년 차에는 현금이 줄줄 새고, 25년 차에는 사실상 마지막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은퇴자는 1982년에 은퇴했습니다. 똑같은 50만 달러, 똑같은 5% 인출, 똑같은 60/40 포트폴리오. 하지만 이 사람은 미국 역사상 최고의 강세장 중 하나의 출발점에 올라탔습니다. S&P 500은 첫 10년 동안 연 15% 넘게 올랐습니다. 매년 2만 5천 달러를 빼 쓰는데도 포트폴리오가 오히려 불어났습니다. 10년 차에 100만 달러를 넘겼고, 20년 차에는 200만 달러에 가까워졌으며, 30년 차에는 200만~300만 달러를 남기고 끝났습니다.

같은 평균 수익률, 같은 종목, 같은 인출. 유일한 차이는 수익률의 순서였습니다.

평균 수익률이라는 착각

대부분의 은퇴 계산기는 매년 8%나 10%가 매끄럽게 복리로 쌓인다고 가정합니다. 현실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현실은 울퉁불퉁합니다. 강세장이 있고 약세장이 있고, '잃어버린 10년'도 있습니다. 같은 30년 평균이라도 손실이 앞쪽에 몰리느냐 뒤쪽에 몰리느냐에 따라 결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출 단계에서는 하락장에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만드는 행위가 원금을 영구적으로 갉아먹기 때문입니다. 이걸 저는 '복리의 역방향'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시장이 안 좋으면 좀 더 일하면 되지"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하락이 얼마나 오래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처럼 고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오는 국면은 몇 년씩 이어질 수 있고, 그 몇 년이 바로 은퇴 첫 5년과 겹치면 회복 불가능한 손상이 남습니다.

마진이 얼마나 얇은가

제가 자주 인용하는 은퇴 연구자 웨이드 파우(Wade Pfau)의 통계 하나를 보면 이 리스크의 무게가 와닿습니다.

그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만약 1966년 은퇴자가 하락 직후의 '최악의 4개 연도'에 인출을 건너뛰기만 했다면, 0달러가 아니라 약 400만 달러를 남기고 은퇴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단 4년의 인출을 멈췄을 뿐인데 결과가 0과 400만 달러로 갈립니다.

이게 은퇴 자산의 마진이 얼마나 얇은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동시에, 약간의 구조만 갖춰도 결과를 통째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대비하나

제 결론은 분명합니다. 수익률의 순서는 통제할 수 없지만, 그 순서에 무너지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것은 통제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하락장에 주식을 강제로 팔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세 가지 움직임 — 글라이드 패스(점진적 자산배분 전환), 인컴 플로어(현금 완충), 버킷 시퀀싱(인출 순서) — 으로 정리합니다. 이 세 가지를 적용하면 은퇴 다섯 달 만에 시장이 20% 빠지더라도 첫 몇 년을 안전하게 버틸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음 글에서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다만 오늘 꼭 가져가야 할 한 가지는 이것입니다. 운에 맡기지 마세요. 은퇴는 평균이 아니라 순서의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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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conomi

미국 대학교 Finance & Economics 전공. 증권사 리포트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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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본인의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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