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이란 헤드라인을 무시하고 신고가를 찍는 진짜 이유

증시가 이란 헤드라인을 무시하고 신고가를 찍는 진짜 이유

증시가 이란 헤드라인을 무시하고 신고가를 찍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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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이란과 협상이 깨지면 "폭격"이 다시 시작될 거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온 바로 다음 날, 그 협상이 열리는지 아닌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 중동 긴장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테이블 위에 있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S&P 500과 나스닥은 신고가를 찍으며 한 주를 닫았다.

TL;DR: 시장은 헤드라인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더 무게가 큰 다른 신호를 고르고 있다. 유가는 급등이 아니라 하락 중이고, 은행주 어닝시즌이 긍정적으로 시작됐으며, 기업 실적 가이던스는 연간 기준 여전히 상향이다. 단, 10년물 수익률은 회복하지 않았고 TLT는 지지선에서 버티는 수준이다 — 이 괴리가 진짜 리스크의 자리다.

왜 이번에는 달라 보이는가

지난달 이란 사태가 처음 불거졌을 때, 시장이 무너진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유가였다. WTI가 하루 만에 $120를 터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유가 급등은 곧바로 인플레이션 재가속, 연준의 긴축 재개, 위험자산 디리스킹으로 이어진다. 그 경로가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그 경로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긴장이 재점화 신호를 보이는 와중에도, 유가는 추세 하락 중이다. 시장은 "아직 폭격이 실제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한 문장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고, 그 가격 안에는 실제 공급 차질 프리미엄이 거의 들어있지 않다.

이게 옳은 판단인지는 내가 알지 못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시장이 헤드라인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유가가 실제로 움직이는지"만 본다는 것이다.

실적이 진짜 엔진이다

이번 랠리를 이끈 가장 큰 개별 요인은 실적 가이던스다. 은행주들은 이번 주 이미 발표를 마쳤고, 숫자가 전반적으로 강했다. 향후 몇 주간 주요 기업 실적이 줄줄이 대기 중이고, 사전 가이던스도 긍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결국 이익이다. 이 문장은 너무 자주 반복돼서 진부하게 들리지만, 이번 국면이 정확히 그 증거다. 헤드라인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이익이 잘 나오면 주가는 그걸 반영한다.

내 관점에서 지금 시장은 "지정학 리스크보다 실적 서프라이즈가 더 크다"고 베팅하고 있다. 이 베팅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음 2~3주의 실적 발표를 그냥 지켜보는 것이다.

그런데 채권은 회복하지 않았다

여기가 이 랠리에서 가장 불편한 부분이다. 주식은 전쟁 쇼크 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는데, 채권 가격은 회복하지 못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지지선에서 버티고 있고, TLT(장기채 ETF)는 낙폭을 되돌리지 못한 상태다.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역의 관계로 움직인다. 수익률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건 시장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지속성을 가격에 넣고 있다는 뜻이다. 유가 급등이 없더라도, 한 번 올라간 물가 기대가 쉽게 빠지지 않는다.

이 괴리가 중요한 이유는, 위험자산이 혼자 너무 멀리 갔을 가능성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올라오는 순간, 연준 긴축 기대가 재점화되고, 그때는 지금 강한 실적도 밸류에이션 역풍을 상쇄하지 못할 수 있다.

진짜 걱정해야 할 시나리오

시장을 뒤집을 수 있는 구체적인 경로는 몇 개 안 된다.

  1. 재점화: 중동에서 실제 군사 행동이 재개되고 유가가 $120 근처까지 다시 튀는 시나리오. 달러와 유가가 같이 올라가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복귀한다.
  2. 실적 실망: 주요 기업이 예상보다 훨씬 못한 가이던스를 내면, 시장이 의존하던 "이익이 결국 승리한다"는 서사에 금이 간다.
  3. 채권의 경고: 수익률이 추가로 급등해서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한다. 최근 몇 번의 조정은 모두 채권시장에서 먼저 시작됐다.

셋 중 어느 것도 지금 당장 임박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셋 모두 가능성이 0이 아니고, 그 중 하나만 터져도 하루 만에 2~3% 조정이 가능한 환경이다.

내 포지션

나는 지수를 추격 매수할 계획이 없다. 리스크-리워드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상방에는 펀더멘털 기반의 강한 지지가 있지만, 하방 쪽에는 유가 재점화라는 한 방이 남아있다. 한쪽이 무한대이고 다른 쪽이 3% 조정인 구도라면, 나는 조정을 기다리는 게 합리적이다.

그렇다고 숏을 잡지도 않는다. 숏의 리스크-리워드는 롱보다 더 나쁘다. 감정이 실적을 이기는 순간은 드물고, 이번 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확률이 결코 낮지 않다.

결국 "기다린다"가 이번 주 내 답이다. 풀백이 오면 매수, 오지 않으면 포지션 유지.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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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교 Finance & Economics 전공. 증권사 리포트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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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이 5일 연속 상승으로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나는 추격 매수하지 않는다. 이유: (1) 52주 신고가에서 매수한 552건의 평균 1개월 리턴이 -0.16% (2) 연속 상승 후 리턴 통계도 부진 (3) 이란 리스크의 비대칭성 (4) 그러나 Microsoft·Amazon·Google은 3년 평균 PER 아래로 여전히 싸다 (5) 게임플랜: 지수는 풀백 대기, M7 저평가 종목은 분할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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