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원유는 되돌리지 않았다 — RSI 역발상 전략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백테스트
2025년 원유는 되돌리지 않았다 — RSI 역발상 전략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백테스트
4기간 RSI. 70 위면 숏, 30 아래면 롱. 2025년 WTI 원유에 이 단순한 역발상 전략을 20회 적용한 결과, 순손실이었다. 승률은 60%였다.
이게 핵심이다. 이긴 거래가 더 많았는데도 계좌는 마이너스였다.
이 백테스트 결과를 보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오일은 역발상 시장이다"라는 흔한 전제가 2025년에는 틀렸다는 사실이다.
역발상이 실패한 이유 — 오일은 추세를 탔다
뉴스 헤드라인만 보면 원유는 늘 급등락하는 시장처럼 보인다. 중동에서 뭔가 터지면 유가가 올라가고, 협상이 시작되면 내려오고 — 그 과정이 반복되는 듯하다. 그래서 많은 트레이더들이 "유가가 과매수되면 팔고, 과매도되면 사는" 전략을 직관적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2025년은 달랐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공급 차질 우려, OPEC 정책 변화 — 이런 요인들이 번갈아가며 유가에 작용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움직임은 한 방향으로 오래 지속됐다. 과매수 구간에서 숏을 쳤다가 추세가 연장되면서 손실이 커졌고, 과매도에서 롱을 잡았다가 추가 하락으로 물리는 경우가 반복됐다.
작은 승리 + 큰 패배의 구조
전략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수익 패턴이었다. 이긴 거래의 평균 수익은 작았고, 진 거래의 평균 손실은 컸다.
구체적으로, 백테스트 중 한 숏 포지션은 최대 -$346 평가손실까지 갔다가 손실 확정됐다. 이게 20회 거래의 전체 수익을 갉아먹은 핵심이다.
스톱로스 없이 오버/오버솔드 반전만으로 청산하는 방식은, 변동성이 폭발하는 구간에서 꼬리 위험(tail risk)에 완전히 노출된다. 원유처럼 지정학적 충격에 민감한 자산은 이 꼬리 위험이 유독 크다.
2025년의 교훈 — 페이드가 아니라 팔로우였다
이 백테스트가 말하는 건 분명하다. 2025년 원유에서는 되돌리려 하지 말고, 움직임을 따라갔어야 했다.
추세 추종 전략이 더 나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단, 이건 2025년이라는 특정 기간의 결과이고, 모든 해에 원유가 이렇게 추세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2020년 코로나 충격 당시나 2008년 금융위기 국면에서는 오일이 극단적으로 반전을 반복했다.
내 관점에서 중요한 건 시장 체제(regime)를 인식하는 것이다. 2025년은 추세 체제였다. 역발상 전략은 평균회귀 체제에서 작동한다. 체제가 바뀌면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같은 전략을 모든 시장에 적용하는 순간, 백테스트 결과가 알려주는 건 "이 전략은 이 해에 맞지 않았다"가 아니라 "당신의 체제 인식이 틀렸다"이다.
리스크와 반론
이 결과를 반박할 수 있는 포인트도 있다.
첫째, 표본이 20회 거래에 불과하다. 통계적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반론은 타당하다. 결과가 불운의 구간에 몰려 있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둘째, 2025년이라는 특정 연도의 특성을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원유의 장기 백테스트를 돌리면 역발상 전략이 기능한 해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 두 반론이 성립한다 하더라도, 핵심 교훈은 유지된다. 스톱로스가 없는 평균회귀 전략은 꼬리 위험에 무방비이고, 그 위험은 원유처럼 지정학 민감 자산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백테스트의 숫자가 통계적으로 완벽하지 않더라도, 전략의 구조적 결함은 충분히 드러났다.
FAQ
Q: 왜 14기간이 아니라 4기간 RSI를 썼나? A: 4기간 RSI는 일반 설정보다 훨씬 반응이 빠르다. 단기 반전 신호를 포착하려는 전략에서 흔히 사용된다. 다만 반응이 빠른 만큼 노이즈에도 민감해져서, 추세 시장에서는 과도한 손실 신호를 내기 쉽다.
Q: 스톱로스를 추가하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A: 대부분 달라진다. ForexTester의 Exit Optimizer 시뮬레이션 결과, 작은 스톱로스와 큰 익절을 조합하면 같은 진입 포인트로도 수익 팩터 2.72를 기록했다. 청산 규칙이 진입 규칙보다 결과를 더 크게 좌우한다는 간접 증거다.
Q: 2026년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까? A: 알 수 없다. 시장 체제가 바뀌면 결과도 바뀐다. 역발상 전략이 작동하는 조건은 (1) 충분한 변동성, (2) 평균회귀 경향, (3) 외부 충격의 빠른 흡수 — 이 세 가지다. 매년 이 조건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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