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를 들고 기다리는 게 손해라면 — 풋옵션 매도로 매주 현금을 받는 구조
엔비디아를 들고 기다리는 게 손해라면 — 풋옵션 매도로 매주 현금을 받는 구조
죽은 돈 포트폴리오라는 개념부터
엔비디아 100주를 6주째 들고 있는데 주가가 횡보 중이라면, 그 자본은 일하고 있는 게 아니다. 가격이 오르길 기다리는 중일 뿐이다. 나는 이걸 죽은 돈(dead money) 이라고 부른다. 풋옵션 매도는 이 죽은 자본을 매주 일하게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도구다.
원리는 단순하다. 풋옵션을 매도한다는 건 시장에 "이 가격에 사주겠다"는 약속을 파는 행위다. 예를 들어 AMD를 현재가보다 15% 낮은 지점에서 사겠다고 약속하면, 시장은 그 약속의 대가로 프리미엄을 즉시 입금해준다.
시나리오는 둘 중 하나다.
- 만기까지 주가가 그 가격에 닿지 않으면 → 프리미엄만 남고 약속은 소멸
- 닿으면 → 원래 사고 싶었던 가격에 매수, 게다가 받은 프리미엄도 보존
방향을 틀려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다. 단순 매수는 오르지 않으면 0이지만, 풋 매도는 횡보·소폭 하락에서도 수익이 잡힌다.
왜 "매도가 매수보다 안전할 수 있다"고 말하는가
옵션을 매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옵션 가치가 깎인다(세타 감소). 매수자에게 시간은 적이다. 반대로 매도자에게 시간은 동맹이다. 만기일에 다가갈수록 옵션 가치는 0으로 수렴하고, 그 차익이 매도자의 수익으로 확정된다.
단순 주식 매수와 비교해보자. 100주를 시장가에 사면 100% 자본이 즉시 노출된다. 풋 매도는 행사가에서 매수할 의무가 있을 뿐, 그 가격까지 내려가지 않으면 프리미엄만 남는다. 동일 종목 대비 평균 진입가가 항상 매수자보다 낮다는 의미다.
물론 비대칭의 다른 쪽도 있다. 주가가 폭등하면 풋 매도자는 옵션 매수자만큼의 큰 수익을 가져가지 못한다. 프리미엄이 상한이다. 그래서 이 전략은 폭발적 상승을 노리는 도구가 아니라, 꾸준한 현금흐름 도구로 봐야 한다.
어떤 종목에 적용해야 하는가
핵심 원칙은 하나다 — 어차피 사고 싶은 종목에만 풋을 매도하라.
행사가에서 배정(assignment)이 일어나면 그 종목을 진짜로 보유하게 된다. 그게 형편없는 회사라면 프리미엄 몇 푼 받자고 부실 자산을 떠안는 셈이다. 내가 기준으로 삼는 건 시가총액이 충분히 크고, 자본 회수력이 있고, 다음 분기 가이던스가 무너질 가능성이 낮은 종목이다. 엔비디아, ARM, WDC처럼 사이클 안에서도 펀더멘털이 흔들리지 않는 이름들이 1차 후보다.
리스크와 현실
이 전략에는 두 가지 분명한 리스크가 있다.
첫째, 현금 확보 의무. 행사가 × 100주 만큼의 자본이 마진 또는 현금으로 묶여 있어야 한다. 100달러 행사가 풋이라면 1만 달러가 발이 묶이는 것이다. 작은 계좌로는 엔비디아 같은 고가 종목에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
둘째, 갭 다운 리스크. 주가가 행사가를 한참 밑돌아 갭으로 하락하면, 받은 프리미엄보다 훨씬 큰 평가손실이 잡힌다. 이건 풋 매도자가 마법사가 아니라는 증거다. 그저 확률과 평균 진입가에서 우위를 가지는 사람이다.
투자 시사점
실천적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 풋 매도는 "이 가격에 사고 싶다"가 진심인 종목에만 쓴다
- 행사가는 현재가 대비 10~20% 아래의 강한 지지선 근처에 둔다
- 만기는 일주일~한 달 사이로 짧게 잡아 회전율과 세타 효과를 극대화한다
- 분기당 한 종목에 자본의 5~10% 이상은 묶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이 방식이 단순 매수보다 우위를 가지는 이유는 "매번 평균 진입가가 더 낮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온다. 큰 비밀이 아니다. 그저 시간이 일을 하게 만드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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