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영업이익률 1.4% — 기록적 매출 뒤에 숨은 진짜 숫자
테슬라 영업이익률 1.4% — 기록적 매출 뒤에 숨은 진짜 숫자
TL;DR 테슬라는 매출 280억 달러(+26%), 인도량 48만 대로 둘 다 사상 최대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57% 줄어든 3억 9,800만 달러, 영업이익률은 1.4%. 헤드라인의 10억 달러 순이익은 대부분 스페이스X 지분 평가이익이었고, 주가는 발표 직후 장중 최대 14% 빠졌습니다.
매출은 기록, 이익은 거의 남지 않았다
이번 분기 테슬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면서 본업으로는 거의 돈을 못 벌었다"입니다.
표면만 보면 훌륭한 분기였습니다. 매출 2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6% 증가, 분기 인도량 48만 대. 둘 다 회사 역사상 최고치입니다. 그런데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장중 최대 14% 빠졌습니다.
제가 실적을 볼 때 헤드라인 순이익보다 먼저 확인하는 건 영업이익입니다. 본업을 굴려서 실제로 남긴 돈이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3억 9,800만 달러, 전년 대비 57% 감소였습니다. 매출 280억 달러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1.4%라는 뜻입니다.
이건 마진이 얇은 게 아닙니다. 거의 없는 겁니다.
헤드라인 순이익 10억 달러의 정체
언론이 뽑아 쓴 "테슬라 10억 달러 흑자"라는 숫자의 대부분은 자동차를 팔아서 번 돈이 아닙니다.
그 대부분은 테슬라가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의 평가이익, 즉 장부상 이익 약 10억 달러에서 나왔습니다. 주식을 판 것도 아니고, 현금이 들어온 것도 아닙니다. 보유 지분의 가치가 올랐다는 이유로 순이익에 잡힌 숫자입니다.
같은 분기에 나빠진 항목도 여럿입니다.
- 규제 크레딧 수익 67% 감소. 원가가 사실상 0에 가까운, 통째로 이익이 되는 매출원이었습니다. 이게 빠지면 영업이익률에 그대로 구멍이 납니다.
- 에너지 사업은 빠르게 컸지만 마진은 깎였습니다. 성장의 질이 예전만 못했다는 뜻입니다.
- 분기 중 현금을 태웠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이 유출로 돌아섰습니다.
그나마 안심되는 건 재무상태표입니다. 400억 달러가 넘는 현금이 쌓여 있습니다. 시가총액 1조 달러 회사의 순부채 부담은 크지 않고, 오히려 기업가치(EV)와 시가총액의 차이가 작습니다. 대부분의 완성차 회사가 금융 자회사 부채 때문에 EV가 시총보다 훨씬 큰 것과 정반대입니다. 이 점만큼은 테슬라가 전통 자동차 회사와 확실히 다릅니다.
마이클 버리가 이 종목을 공매도 중이고, 그 베팅 이후 주가는 20% 넘게 빠져 1년 저점 근처에 있습니다.
강세론 세 가지 — 사람들이 사는 건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테슬라를 계속 보유하는 사람들은 자동차 회사를 사는 게 아니라 세 개의 미래에 베팅하는 중입니다.
첫째, 자율주행. 자율주행 구독자 기반이 약 150만 명, 1년 만에 5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율주행과 로보택시를 진짜로 풀어내면 테슬라는 차 한 대를 파는 일회성 매출이 아니라, 차량의 수명 내내 들어오는 소프트웨어형 수익을 얻게 됩니다. 같은 매출이라도 질이 완전히 다릅니다. 오래 약속해온 사이버캡 생산도 시작했습니다.
둘째, 에너지. 조용히 덩치가 커지고 있는 쪽입니다. 지난 분기 메가팩 배치량이 사상 최대였습니다. 전 세계가 AI 데이터센터에 쓸 전력을 확보하려 경쟁하는 국면에서, 저장장치 사업은 자동차 사업보다 훨씬 잡음 없이 큰 이익원으로 자랄 수 있습니다.
셋째, 옵티머스. 셋 중 가장 투기적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보는 축입니다. 공장 안팎에서 범용적으로 쓸모 있는 일을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어낸다면, 강세론자들 말대로 그 시장은 언젠가 자동차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복권에 가깝지만, 진지한 회사가 뒤에 있는 복권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2~3만 달러에 집안일을 대신하는 휴머노이드를 살 수 있게 되는 순간 사겠다는 쪽입니다. 이 얘기를 하면 "밤중에 로봇이 무슨 짓을 할 줄 알고"라는 반응이 돌아오곤 하는데, 하기 싫은 일을 대신해주는 기계가 왜 나쁜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약세론 세 가지 — 그리고 이쪽이 지금은 더 설득력 있다
첫째, 본업인 자동차가 약합니다. 영업이익률 1.4%가 진짜 이야기입니다. 그 미래 베팅들에 돈을 대는 건 결국 자동차 사업입니다. 자율주행이 몇 년 더 미뤄지면 테슬라는 "돈을 미친 듯이 쓰는 비싼 자동차 회사"가 됩니다. 낮은 마진과 높은 자본집약도, 이 두 가지 때문에 자동차 회사는 보통 매출의 1배 미만에서 거래됩니다. 테슬라는 매출의 13배입니다.
둘째, 경쟁. 전기차 세계는 더 이상 테슬라의 것이 아닙니다. 중국의 BYD는 이미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넘어섰습니다. 그런데도 테슬라는 여전히 모델 3와 모델 Y 두 개 차종에 거의 전적으로 기대고 있고, 경쟁사들은 모든 가격대에 신차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셋째, 일론 머스크 요인. 관심이 여러 회사에 쪼개져 있고, 테슬라는 스페이스X 같은 그의 다른 회사들과 계속 거래를 합니다. 브랜드는 정치적 논란에 얽혔습니다. 회사의 너무 많은 부분이 한 사람, 그것도 지나치게 늘어나 있고 예측하기 어려운 한 사람에게 걸려 있다는 게 약세론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매출 성장률은 10년·5년·3년 구간으로 갈수록 뚜렷하게 떨어지고 있고, 순이익률도 10년 평균 7.5% → 5년 9.7% → 최근 1년 3.67%로 내려앉았습니다. 여기서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합니다. 이 하락은 일시적인가, 구조적인가.
강세론 vs 약세론 한눈에
| 쟁점 | 강세론 | 약세론 |
|---|---|---|
| 자동차 본업 | 인도량 48만 대 사상 최대 | 영업이익률 1.4%, 규제 크레딧 67% 감소 |
| 자율주행 | 구독자 약 150만 명, 1년 +50%, 사이버캡 착수 | 상용화 시점 계속 지연, 아직 손익 기여 미미 |
| 신사업 | 메가팩 배치 사상 최대, 옵티머스 옵션 가치 | 매출의 90% 이상이 여전히 자동차 |
| 경쟁 | 브랜드·충전망·소프트웨어 | BYD가 전기차 판매량 추월, 라인업 2개 차종 편중 |
| 재무 | 현금 400억 달러 이상, 낮은 부채 | 이번 분기 현금 유출 전환 |
| 밸류에이션 | 5년 ROIC 11%로 자동차 회사 중 최상위 | PSR 13배, PER 286배, P/FCF 190배 |
밸류에이션: 매출 13배를 정당화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현재 주가 308달러 기준으로 테슬라는 잉여현금흐름의 190배, 순이익의 286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합니다. 5년 투하자본이익률(ROIC) 11%에 개선 추세인 자동차 회사는 흔치 않습니다. 8개 항목 체크리스트에서도 주식 수가 소폭 늘어난 것을 빼면 대부분 통과합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은 극도로 낙관적입니다. 올해 주당 2달러 수준에서 2033년 25달러 가까이, 매출은 1,000억 달러대에서 8,300억 달러까지 늘어난다고 봅니다. 이 추정치 안에는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가 대성공한다는 가정이 이미 상당 부분 들어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그 낙관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결론이 극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2033년 EPS 25달러에 시장 평균(1516배)보다 후한 PER 20배를 얹으면 주가는 500달러입니다. 지금 308달러니 78년에 걸친 상승 여력이 있지만, 이 주식이 450달러였을 때 샀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가 직접 10년 가정을 넣어 계산해본 결과도 비슷했습니다. 매출 성장률 10·20·30%, 순이익률 12·18·24%, 10년 후 PER 18·22·26배, 요구수익률 9%. 여기서 나온 값은 하단 100달러, 중간 380달러, 상단 1,230달러였습니다.
중요한 건 그 380달러라는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들기 위해 넣어야 했던 가정입니다. 순이익률 12~24%는 테슬라가 한 번도 달성해본 적 없는 수치입니다. 참고로 럭셔리의 정점인 페라리의 순이익률이 약 21%입니다. 즉 저 가정은 테슬라가 자동차 회사로서 페라리급 수익성을 내거나, 자동차 밖에서 매출과 이익을 대대적으로 다변화한다는 뜻입니다. 매출의 90% 이상이 여전히 자동차에서 나오는 지금, 그건 가정이 아니라 소망에 가깝습니다.
내가 주목하는 것
테슬라 주식의 승부처는 인도량이 아니라 자동차 이외 매출 비중과 영업이익률의 복원 여부입니다.
다음 몇 분기에 제가 확인할 항목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규제 크레딧을 빼고도 영업이익률이 5% 위로 올라오는가. 둘째, 에너지 부문이 성장하면서 마진까지 지켜내는가. 셋째, 자율주행 구독 매출이 손익계산서에서 눈에 보이는 크기로 커지는가.
이 셋 중 하나도 확인되지 않은 채로 매출의 13배를 지불하는 건, 저에게는 투자가 아니라 서사에 대한 베팅입니다. 밸류에이션 관점의 더 자세한 논의는 테슬라 투자 분석: 1.5조 달러 시가총액, 꿈을 사는 건가 아니면 공상인가?와 테슬라와 팔란티어: 2026년 가장 과대평가된 두 주식의 밸류에이션 해부에서 이어서 다뤘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제가 공유하고 싶은 건 결론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스스로 가정을 세우고, 그 가정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따져보고, 지불하는 가격을 이해하는 것. 그래야 밤에 잘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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