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시 연준 의장 지명자의 '비밀 계획', 어디까지 진짜인가
월시 연준 의장 지명자의 '비밀 계획', 어디까지 진짜인가
39조 달러 부채와 등장한 '비밀 계획'
미국 국채가 39조 달러를 넘었다는 사실보다 내가 더 신경 쓰는 건, 그 부채에 붙는 이자가 1조 달러를 넘긴다는 점이다. 국방예산보다 크다. 교육예산보다 크다. 연방예산 항목 중 두 번째로 큰 지출이 됐고, 세금 1달러 중 약 5분의 1이 어제의 지출을 갚는 데 흘러간다.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가 지명한 케빈 월시(Kevin Warsh) 연준 의장 후보가 이 부채를 '소거'할 비밀 플랜을 들고 온다는 영상이 폭발적으로 퍼지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비밀 같은 건 없다. 월시 본인이 상원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내용이다.
회자되는 4가지 '플랜' 항목
바이럴된 버전의 핵심 주장은 네 가지다.
-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한다
- 약 7조 달러 규모의 연준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
-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린다
- 5월부터 새 체제로 전환한다
문제는 이걸 마치 월시가 5월에 들어와서 스위치를 켜는 순간 부채 산이 마법처럼 관리 가능해진다는 식으로 풀어내는 데 있다.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사실과 과장의 경계
진짜인 부분부터 짚자. 부채 문제 자체는 진짜고, 궤적은 솔직히 정신이 나갈 정도다. 월시가 연준의 '비대해진' 대차대조표를 비판해온 것도 사실이고, 그는 'regime change(체제 전환)'라는 표현까지 썼다. 2차대전 직후 미국이 더 심한 부채 상황을 디폴트 없이 정리했던 사례도 실재한다.
그러나 과장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월시는 FOMC 12명의 위원 중 한 표를 가진다. 의장 권한이 크긴 해도 왕은 아니다. 5월 전환은 확정된 게 아니다. 제롬 파월은 자신을 둘러싼 법무부 소송이 정리되기 전까진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월시 인준은 텔리스 상원의원이 막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2.7%까지 금리 인하' 같은 구체적 숫자는 월시가 약속한 적이 없다. 누군가 그럴듯하게 만들어낸 추정치다.
AI가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는 시나리오도 단순하지 않다. AI는 같은 산출물을 더 싸게 만든다는 점에선 디플레이션적이지만, 막대한 전력 수요는 명백히 인플레이션적이다. 일자리가 줄어 정부가 대규모 보조금을 쏟아붓는다면 그 또한 인플레이션이다. 정직한 답은 '아직 모른다'이다.
진짜 방향, 그러나 천천히
내가 보기에 그림은 이렇다. 미국은 결국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 환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산수가 다른 길을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그건 5월에 켜지는 스위치가 아니라, 향후 10년에 걸친 느린 표류다.
그 표류 안에서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가, 누가 의장이 되느냐보다 훨씬 중요하다. 역사적 프레이북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는 전후 미국이 부채를 어떻게 줄였는지 글에서 자세히 풀었다.
FAQ
Q: 연방준비제도는 정부기관이 아닌가요? A: 아니다. 12개 지역 연준은행은 사실상 사기업 형태다. 9차 순회법원은 Lewis 대 미국 사건에서 연준은행을 "독립적이고 사적으로 소유되며 지역적으로 통제되는 법인"이라고 명시했다. 대형 시중은행이 지역 연준의 주식을 보유하고 매년 6%의 법정 배당을 받는다.
Q: 월시가 의장이 되면 즉시 금리가 내려가나요? A: 그가 12표 중 한 표를 갖고 있을 뿐이고, 인준 자체가 막혀 있다. 즉각적 정책 변화보다 톤의 변화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Q: 미국이 진짜로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할 가능성은? A: 매우 낮다. 미국은 자국 통화로 빚을 진다. 디폴트 대신 달러의 구매력을 천천히 떨어뜨리는 길을 택할 가능성이 압도적이다. 그게 이 모든 헤드라인의 진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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