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X IPO, 매출의 94배에 사라고? 제가 청약하지 않는 이유
SpaceX IPO, 매출의 94배에 사라고? 제가 청약하지 않는 이유
매출의 94배, 이건 그냥 비싼 게 아니라 이상한 가격입니다
SpaceX가 이번 주 주당 135달러, 약 1.77조 달러 밸류에이션으로 IPO를 가격 책정했습니다.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입니다. 거기에 구글이 약 3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계약에 서명하면서 SpaceX를 주요 AI 인프라 기업으로 사실상 공인했죠.
그런데 저는 이 가격을 보고 솔직히 한 발 물러섰습니다.
비유를 하나 해볼게요. 아이가 운영하는 레모네이드 가판대가 1년에 100달러를 번다고 합시다. 보통 사는 사람이라면 3년 치 매출인 300달러, 넉넉하게 봐도 5년 치인 500달러쯤 낼 겁니다. 성장이 빠를 거라 믿으면 1,000달러까지도 부를 수 있겠죠. 그런데 누군가 그 가판대에 9,400달러를 제시한다면요? 그게 지금 SpaceX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최근 추정치 기준 SpaceX의 연매출은 약 180억 달러입니다. 그런데 논의되는 IPO 밸류에이션은 약 1.75조 달러. 투자자가 현재 매출의 약 94년 치를 지불하는 셈입니다.
비교해볼까요.
| 구분 | 일반적인 매출 배수 |
|---|---|
| 성숙한 기업 | 2~10배 |
| 고성장 테크 기업 | 10~20배 |
| SpaceX (IPO) | 약 90~100배 |
저는 좋은 회사를 찾는 것과 좋은 가격에 좋은 회사를 찾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 봅니다. SpaceX는 거의 확실하게 좋은 회사이고, 앞으로 수많은 기록을 깰 겁니다. 제가 문제 삼는 건 회사가 아니라 가격입니다.
최선의 시나리오조차 생각보다 평범합니다
여기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지점입니다.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는 약 5조 달러의 엔비디아입니다. SpaceX가 약 2조 달러로 상장한다고 하면, 세계 최대 기업이 되기까지 약 150%만 더 오르면 됩니다.
다시 말해, IPO에 투자해서 SpaceX가 지구상 어떤 기업보다 잘해서 5조 달러 기업이 된다 해도, 당신의 수익은 약 150%에 그칩니다. 짧은 기간에 나쁘지 않은 수익이지만, 그렇게까지 미친 숫자는 아닙니다. 참고로 마이크론은 지난 1년간 670% 넘게 올랐습니다.
희석 위험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SpaceX의 미래에는 상당한 희석이 거의 예정되어 있습니다. 머스크는 상장일에 창업자·CEO·CTO·이사회 의장 직함을 모두 유지하며, 약 42%의 지분으로 약 85%의 의결권을 차등의결권 구조를 통해 쥐게 됩니다. SpaceX는 나스닥 규정상 '지배회사(controlled company)'로 상장되어 일부 독립이사 요건에서 면제됩니다.
게다가 S-1에는 100만 명 화성 거주 식민지 같은 마일스톤에 연동된 최대 10억 주의 성과 보상이 공시되어 있습니다. 테슬라 주주라면 이 트레이드오프를 압니다. 집중된 지배력은 비범한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동시에 거버넌스 분쟁도 만들어냈죠. 창업자 주도 프리미엄이 그 할인을 정당화하는지는 각자의 판단입니다.
IPO 통계는 일관되게 냉정합니다
IPO에 대한 데이터는 매우 일관됩니다. Ritter 연구와 2020~2022년 IPO 코호트를 보면, IPO는 평균적으로 첫 12개월 동안 광범위한 시장 대비 약 17%포인트 뒤처집니다.
잊고 있었을 비교를 하나 꺼내볼게요. 2014년 알리바바는 직전까지 미국 최대 IPO 기록 보유자였습니다. 68달러에 상장해 첫날 93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거의 3년간 흘러내린 뒤에야 IPO 가격을 되찾았습니다. SpaceX는 그 알리바바의 약 3배 규모로 들어옵니다.
SpaceX가 처음부터 치솟아 뒤도 안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게 당신에게 최선의 투자라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이번 청약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이건 투자 조언이 아니며, 저는 재무 상담사가 아닙니다. 반드시 스스로 조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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