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5년째 제자리, 나스닥은 고점 근처 — 최근 편향이 위험한 이유
비트코인은 5년째 제자리, 나스닥은 고점 근처 — 최근 편향이 위험한 이유
"인덱스만 사면 쉽다"는 착각에 대하여
시장이 매일 오르는 걸 보면 사람들은 말합니다. "투자 쉽네. 그냥 인덱스 펀드 사면 되잖아." 아주 긴 시간축에서는 대체로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환상적인 트랙 레코드를 가진 자산조차 5년 내내 박살 나는 구간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그 "최근 편향(recency bias)"이 왜 위험한지 짚어보겠습니다.
포인트 1 — 비트코인: 5년 보유, 명목 본전, 실질 손실
2021년에 비트코인을 사서 지금까지 들고 있었다면, 명목 기준으로는 거의 본전입니다. 이더리움은 더 나쁩니다. 5년이 넘는 시간인데 말이죠.
그런데 진짜 고통은 인플레이션을 끼워 넣을 때 시작됩니다. 이 5년 동안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떠올려 보세요. "무(無)보다 조금 더" 올랐습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 보면 비트코인은 훨씬 더 나쁩니다. 6년 가까이 패시브하게 보유했는데 실질적으로 상당한 돈을 잃은 겁니다. 비트코인은 역사 전체로 보면 여전히 S&P500을 크게 아웃퍼폼했지만, 그래도 이런 구간은 존재합니다.
저는 크립토 투자자를 비판하려는 게 아닙니다. 누구나 실수하고, 누구나 안 좋은 결정을 합니다.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건 따로 있습니다.
포인트 2 — 같은 일이 나스닥·금·은에도 일어날 수 있다
같은 일이 나스닥에서, 금에서, 은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금은 10년간 박스권에 갇힐 수도 있고, 나스닥은 5년 뒤에도 오늘과 같은 레벨일 수 있습니다. 트레이딩과 투자에서 "절대"라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일이 어려운 겁니다.
포인트 3 — 비트코인 vs 나스닥: 왜 한쪽만 죽나
인플레이션이 올라오면 위험자산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연중 저점인 6만 달러 부근까지 밀렸습니다. 그런데 왜 나스닥은 고점에서 그리 멀지 않을까요?
나스닥에는 지금 특유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주식을 강하게 떠받친 그 이유 — AI, 데이터센터, 직원을 AI 에이전트로 대체할 수 있다는 흥분 — 입니다. 시장은 여전히 그 하이프 모드에 있습니다.
| 구분 | 비트코인 | 나스닥(반도체 주도) |
|---|---|---|
| 현재 위치 | 연중 저점(약 6만) | 고점에서 멀지 않음 |
| 하이프 역할 | 더 이상 흥분 자산 아님 | AI·반도체가 하이프 흡수 |
| 인플레이션 민감도 | 매우 높음(위험자산) | 높지만 AI 내러티브가 상쇄 |
반도체 ETF인 SMH는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같은 기업을 추종하는데, AI 수요에 대한 열광 덕분에 이 종목들이 정말 뜨겁습니다. 한때 비트코인이 맡던 "흥분되는 밈·하이프 자산" 역할이 지금은 반도체와 우주 관련주로 넘어갔습니다.
포인트 4 — 그래서 나스닥에 대한 제 스탠스
저는 나스닥이 조정을 받을 때가 됐다고 봅니다. 다만 숏은 치지 않았고, 칠 생각도 아직 없습니다. 지난주에 가격이 무너지면 지수 숏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 그 지점은 아닙니다. 지금은 매우 중립입니다.
EdgeFinder 스코어 기준 나스닥은 +3입니다. 롱이나 숏을 잡을 뚜렷한 이유가 없는 애매한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다만 이런 지수들에서 하이프가 빠질 수 있고, 그 리셋은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나스닥은 매우 날카로운 조정을 줄 수 있는데, 최근 몇 달간 그런 걸 못 봐서 사람들이 잊고 있을 뿐입니다. 참고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진지하게 싸우던 2022~2023년에 나스닥은 고점 대비 약 38% 하락했습니다. 그때도 경제는 꽤 버텼습니다 — 나스닥이 싫어한 건 높은 금리 그 자체였습니다.
마무리: 트랙 레코드는 미래를 보증하지 않는다
어떤 자산이 이 시점까지 경이로운 알파를 냈다고 해서, 앞으로 5년이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최근 편향을 경계하고, 자신만의 이유를 갖고 포지션을 잡으세요. 이게 제가 매일 시장을 보며 스스로에게 거는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같은 카테고리의 글
달러는 왜 다시 강해지는가: 제 외환 포지션 전부 공개
달러는 왜 다시 강해지는가: 제 외환 포지션 전부 공개
달러인덱스(DXY)가 99.75 지지선을 지키며 100.5, 나아가 102를 노리는 국면입니다. 제가 실제로 들고 있는 UUP 롱(약 4천 달러 평가익), 파운드·유로 숏, 엔화 롱 셋업을 펀더멘털 점수와 함께 풀어봅니다.
CPI 4.2%, 3개월 연속 상승: 그런데 시장은 왜 안도했나
CPI 4.2%, 3개월 연속 상승: 그런데 시장은 왜 안도했나
미국 연간 인플레이션이 4.2%로 3개월 연속 올랐습니다. 1년 전 2.3%까지 내렸던 물가가 다시 상승 추세입니다. 그런데도 증시는 소폭 반등했죠. '예상 부합'이라는 미묘한 차이가 핵심입니다.
스냅챗이 가르쳐준 것: SpaceX IPO를 어떻게 봐야 하나
스냅챗이 가르쳐준 것: SpaceX IPO를 어떻게 봐야 하나
지난 15년간 주요 IPO 30개의 1년 후 평균 낙폭은 약 55%였습니다. 코어위브가 3개월 만에 300% 오른 것도 같은 명단에 있습니다. SpaceX IPO를 앞두고, 화려한 데뷔 뒤에 무엇이 기다리는지 스냅챗 사례로 풀어봅니다.
다음 글
금요일 폭락, 살 자리인가 블랙 먼데이의 전조인가
금요일 폭락, 살 자리인가 블랙 먼데이의 전조인가
S&P500이 하루 2% 이상 빠진 199번의 과거 사례를 보면 이후 평균 수익률은 오히려 플러스였습니다. 통계와 풋콜 비율을 근거로 이번 급락이 매수 기회인지 추가 폭락의 시작인지 짚어봅니다.
반도체는 왜 가장 빨리 오르고 가장 깊게 무너지는가
반도체는 왜 가장 빨리 오르고 가장 깊게 무너지는가
SMH ETF는 금요일 하루 9% 빠졌고, 2001년 반도체는 본전 회복까지 6,178일이 걸렸습니다. 좁은 AI 랠리의 고베타 구조와 회귀 편향의 위험, 그리고 작은 기업이 진짜 AI 수혜자일 수 있다는 관점을 정리합니다.
은(銀) 숏을 들고 있는 이유, 그리고 트레일링 스탑이라는 독약 선택
은(銀) 숏을 들고 있는 이유, 그리고 트레일링 스탑이라는 독약 선택
금리 상승과 유가 급등 환경에서 저는 은 숏을 들고 약 1.3~1.4만 달러 평가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매크로 근거와 함께, 수익을 어디서 끊을지에 대한 '완벽한 정답은 없다'는 트레일링 스탑 철학을 풀어봅니다.
이전 글
중동 휴전 기대감과 유가 90달러의 함정: 헤드라인을 쫓지 말아야 하는 이유
중동 휴전 기대감과 유가 90달러의 함정: 헤드라인을 쫓지 말아야 하는 이유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이스라엘 사태 완화 기대로 증시가 반등했지만, 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90달러에서 두 달째 머물고 있다. 데이터로 보면 디에스컬레이션 베팅을 쫓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나스닥 신고가, 그런데 왜 조정을 준비해야 할까
나스닥 신고가, 그런데 왜 조정을 준비해야 할까
나스닥은 단 3일 하락 후 신고가로 반등했고 추세는 흠잡을 데 없다. 하지만 50·100·200일 이동평균선을 재테스트한 지 오래된 만큼, 시간 조정 혹은 횡보장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달러 롱·금 숏·채권 숏: 끈적한 인플레이션에 베팅하는 한 주
달러 롱·금 숏·채권 숏: 끈적한 인플레이션에 베팅하는 한 주
달러 인덱스는 99.4 저항선 부근에서 +5 강세 점수를 유지 중이고, 금은 군중의 과열 매수가 역발상 매도 신호를 보낸다. 인플레이션이 끈적하게 남는다는 전제 아래 짠 달러 롱·금 숏·채권 숏 시나리오를 정리한다.